[관극기] 불량청년 - 2017. 5. 25 (1회), 30스튜디오 / 2017. 6. 17 (1회), 나루아트센터 대극장

소통/영화,연극,공연 이야기 2017. 5. 26. 01:53



광장(廣場)



누구든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는 곳
그러나 여전히 검열, 삭제, 통제되고 온전히 설 수 없는 곳

사라진 블랙텐트 '광장극장' 그 자리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 않는
어느 행인의 취기오른 넋두리


"야. 내가 누군지 알아. 평생을 나라를 위해 일한 사람이야. 내가 뭘 잘못했는데. 박통이 먹고 살게 해줬는 데, 난 난생 처음 연극을 봤는데, 참 재밌었는 데 누가 맘대로 없애버렸어. 무시하지마. 무시 좀 하지말라고. 내가 누군데. 내가 내가."



그것은 지난 겨울, 광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험했던 이해성이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인지도 모른다.

예술이, 극장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


한치 앞 내다 볼 수 없는 삼포칠포 빈곤한 청춘, 공준생 김상복

마로니에 광장에 선 동상, 아마도 그저 무심히 지나쳤을 한 사람, 김상옥

96년의 시간을 훌쩍 넘어 각자의 시대 암울한 시간을 버티며 헤쳐내던 스물여섯, 서른의 두 청춘이 마주하던 시간들은 신의주로 상해로 경성으로 쉴 새없이 내달리고  흩날리는 눈발과 총탄 속에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지고..


다시 지금, 광장
오늘은 그때와 얼마나 다른가.
청산되지 못한 과거. 여전히 고단하고 절망스런 삶.

그럼에도 오늘, 무대 위 27명의 배우들
먼 훗날 광야에서 목놓아 부를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린다.


2017. 5. 25




- 촌평 -
자칫 진부해지거나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를 이해성 특유의 웃음코드, 배우들의 춤과 노래로 어둡지 않게,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다만 소극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27인 배우들의 움직임과 동선, 연기를 모두 담아내기에는 공간적 깊이감이 얕아 다소 평면적인 무대 디자인을 사용할 수 밖에 없던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럼에도 좁은 공간을 넓게 쓰려한 시도들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와 아이디어들이 돋보였다. 특히나 극을 이끌어가는 중견배우들의 노련함과 젊은 배우들의 열정과 투명함이 시종일관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 공연. - 2017. 5. 25. 20:00 / 30스튜디오 초연


- 촌평 2 -
깊고 넓어진 무대의 공간과 입체감, 볶닥이던 수조에서 풀려나 너른 물 만난 듯 춤추고 노래하는 배우들의 군무, 배우들의 주고받는 에너지가 잘 익고 발효되어 풋기 잡내없이 한창 골고루 맛 들었다. 같은 작품, 출연진. 전혀 다른 공연. - 2017. 6. 17. 15:00 / 나루아트센터 초연



불량청년
2017. 5. 25. 20:00 (1회) / 30스튜디오
2017. 6. 17. 15:00 (1회) / 나루아트센터 대극장 (*)
극단 고래

작/연출 : 이해성
출연 : 최은진, 선종남, 서상원, 김성일, 유성진(*이명신), 이명행, 김명기, 김지현, 홍철희, 최지숙(*김태양), 허지행, 이송이, 이요셉, 안영주, 오찬혁, 임다은, 김혜진, 한아름, 문종철, 임미나, 최수정, 김지훈, 정다정, 한상욱, 사현명, 이병욱, 송하늘

무대 : 서지영
조명 : 신동선
음악 : 김태규
영상 : 윤형철
분장 : 장경숙
소품 : 서정인
사진 : 이지락

안무 : 김유진
액팅코치 : 김동완
드라마투루기 : 이단비
포스터디자인 : 성북동비둘기
조연출 : 최지숙, 임소은, 류이향
기획 홍보 : 장원경, 이현정, 신장환
기획 홍보팀 : 이사랑, 변신영, 박윤선, 박현민, 배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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